[부산의 밤] '피셔맨 부산' 헌팅과 자연스러운 대화의 아슬한 경계
문을 열고 들어가자 펼쳐진 광경에 두 눈 커졌다. 분위기를 북돋는 음악과 술 덕분에 사람들은 홍조를 띠고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부담스러운 안주를 주문할 필요도 없이, 술 한두 잔으로 이곳저곳을 두리번거릴 수 있는 라운지펍. 각 테이블에 있는 사람들의 조합은 어떻게 되는지, 우리가 이곳에서 큰일을 도모할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 바삐 탐색했다. 잠시 술잔을 들이킨 사이 친구는 저 멀리 누군가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부산 광안리에 위치한 '피셔맨 부산'은 주말이 되면 관광객이 길게 줄을 선다. 밤 11시가 조금만 지나면 입장도 어렵다. 남녀성비를 맞추기 위해서인지 남성과 여성의 줄은 나눠져 있다. 대부분이 관광객이라 평소라면 보기 어려운 옷매무새와 패션도 만나볼 수 있다.
성비는 물론이고 돈을 생각하더라도 '피셔맨 부산'은 좋은 헌팅 구장으로 평가할 수 있다. 여러 음식을 판매하기도 하지만 스탠딩 테이블이라면 술만 주문하더라도 눈치주지 않는다. 적당히 한두 잔 마시면서 일행과 대화를 나누다가 숫자가 맞는 무리를 발견하면 편하게 이야기를 붙일 수 있다. 어느 쪽이나 남는 의자가 있다면 합석까지도 순탄하다. 연령대는 20대부터 30대 중후반까지 다양하다. 전국 각지에서 모이는 광안리인 만큼 나이나 스타일 등도 다채롭다.

샴페인 등 바틀로 술을 주문하면 더 안락한 자리에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비용은 20만원 이상. 클럽이나 헌팅포차 등과 비교해도 크게 비싼 금액은 아니다. 오늘 이곳에서 승부를 보겠노라 다짐했다면 기꺼이 지불할 수 있는 금액. 시간이 늦어 만석이 되면 돈을 주고도 들어갈 수 없다. 주말이라면 큰 결단을 내려도 좋다는 의미다.

관건은 같은 수의 무리가 있는지 여부. 우리 둘 혹은 셋인데 그에 준하는 무리가 없다면 헌팅은 물 건너간다. 이건 헌팅의 신도 도리가 없다. 의견이 일치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면 광안리에 잡은 숙소나 주위 술집이 2차 장소가 될 수도 있을 터. 피셔맨은 승부를 봐도 좋을 만한 장소다.
◈한 줄 평
광안리를 만끽한 기분 좋은 느슨함 속에서 시작되는 밤의 모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