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밤] '서면' 밤이 되면 동네는 헌팅포차가 된다
"우리도 2명인데. 같이 술 한 잔 마셔요."
"저희는 클럽 갈거라서…. 클럽으로 오세요."

어둠이 깔리자 거리는 묘한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서로 대화를 나누는 와중에도 시선은 각기 다른 곳을 향했다. 술집, 클럽이 즐비한 이 동네는 공간 자체가 헌팅포차가 같았다. 행선지를 알 수 없지만 공통의 목적을 가진 이들은 많았다. 음악이 흘러나오고 웃음소리가 겹칠수록, 누군가는 새로운 인연을 기대했고 누군가는 단지 이 밤의 열기를 즐기고 있었다.

부산 서면과 전포 사이는 많은 사람이 밤을 즐기러 오는 동네다. 술집과 클럽이 곳곳에 있는데, 클럽을 가고자 하는 이들이 주로 서면으로 몰린다. 현지 사람은 물론 부산에서 끓어오르는 공기를 경험하고자 하는 관광객 역시 서면으로 향한다. 이곳 어디서든 헌팅의 기회가 열린 셈이다.
주말 밤 11시가 넘으면 헌팅포차나 클럽 입구엔 이미 사람이 꽉 차 있다. 기다림도 이 도시의 통과의례다. 줄이 싫으면 자리를 깔아도 좋을 만한 술집을 찾아 들어가는 수밖에 없다. 썰스데이파티를 비롯해 압구정편의점 등 이름이 친숙한 곳도 눈에 보인다. 적당히 성비가 맞는 술집을 물색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사람이 몰리는 클럽이 헌팅을 위한 최적의 장소일 가능성이 크다. 물론 뭔가가 안 되더라도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나온다는 개방적 사고도 필요하다. 음악이 너무 커서 대화가 잘 들리지도 않고, 눈빛이 스쳤다고 해서 연결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런 실패조차 이곳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어쩌면 누군가를 만나려는 마음보다, 그 가능성 속에 머무는 시간이 더 짜릿한지도 모른다.
◈한 줄 평
설레는 의도가 오고가는 하나의 생태계에서 시선은 인사보다 먼저 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