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밤

[홍콩의 밤] '셔플' 짧고 강렬한 밤을 원한다면

홍자쓰 2025. 12. 27. 23:06

"여기 입장료 왜 이렇게 비싸?"

"얼마라고 나오는데?"

"한 5만원 되는 거 같은데???"

입장료에 잠시 당황하는 사이 한국말로 나누는 우리의 대화를 직원이 들었을까. 팔찌를 채워주던 남자가 말한다. 1시까지 음료가 무제한이라고. 그렇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5만원에 각종 술과 주스, 탄산음료를 마시면서 놀 수 있는 곳. 홍콩 란 콰이 퐁에서 가장 광적인 '셔플(Shuffle)'이다. 

각 나라에서 홍콩을 찾은 관광객들은 밤이 되면 란 콰이 퐁을 찾는다. '셔플'도 그들의 선택지 중 하나. 셔플에서는 일정 시간 술이 무제한인 데다, 관광객의 자유분방함이 어우러져 사람들의 마음도 나풀나풀해진다. 연령대는 20대 초반부터 30대 중반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작은 공간에서 제각각 시간을 보낸다. 

 

강렬한 분위기 덕분인지 헌팅은 수월하다. 다국적 사람이 모이고 시끄러운 음악으로 대화가 원활하지 않은 만큼 말보다 행동이 먼저 앞선다. 처음 보는 두 사람이 껴안고 춤을 추는가 하면 함께 음악을 즐기다 술잔을 부딪힌 뒤 서로의 몸을 더욱 밀착시키는 광경도 쉬이 볼 수 있다. 테이블을 잡고 술을 마시는 쪽보다 스테이지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과 접점을 만들기가 쉽다. 

남녀성비도 괜찮다. 지인끼리 '셔플'에서 홍콩을 즐기러 온 사람도 많아 가볍게 술잔을 기울이기도 좋다. 2시가 넘어가면서 사람이 줄어들긴 하지만 이건 비단 셔플만의 문제는 아닐 터. 짧지만 강렬한 밤을 보내고자 한다면 셔플만 한 곳이 없다. 

 

◈한 줄 평

언어가 사라진 자리에는 음악과 진한 몸짓만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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