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밤] '매기 추' 화려한 내부, 찰나의 순간에 꽃피는 인연
"여기 매기 추(Maggie Choo's) 맞나요?"
목적지를 확인하는 질문에 험상궂고 건장한 남성 두 명이 반색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잘 찾아왔노라' 답하듯 몸을 틀어 입구를 열어줬다. 몸을 건물 안으로 살짝 밀어 넣었으나 술과 음악이 없어 고개를 두리번거리던 순간. 한 직원이 책상 위에 있는 버튼을 누르자 거대한 문이 열리며 '매기 추'가 모습을 드러냈다.

매기 추는 홍콩 란 콰이 퐁에 있는 이색적인 술집이다. 가수가 쉴 새 없이 노래를 부르며 분위기를 띄우고, 댄서들도 스텝을 밟으며 즐거움을 선사한다. 재즈부터 다소 파격적인 공연까지 긴 시간 앉아있더라도 지루함을 느끼기 어려운 장소다. 한국과 중국인 등 동양인도 적지 않지만 대개 서양인들이 술을 병째로 주문해 긴 시간 음미한다.

가성비도 탁월한 편. 칵테일 한 잔에 약 2만원인데, 한 잔만 주문하고 몇 시간 공연을 보더라도 눈치 주는 사람이 없다. 물론 편안한 자리는 술을 병으로 주문하는 사람을 위해 내줘야 하지만, 바(bar) 자리와 스탠딩으로도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많다. 자정이 넘으면 바 자리도 잡기가 어렵다.

공연과 공연 중간에 생기는 약간의 느슨함, 동성끼리도 많이 찾는 곳이라는 이점은 헌팅의 가능성을 높인다. 매기 추는 술과 공연을 즐기러 오는 동성 무리가 많다. 여성 2~3명, 남성 2~3명처럼. 대부분 관광객이라 말 붙이기도 수월하다. 공연을 보다가 잠시 정비하는 시간에 여행 이야기를 하거나 이후 계획 등을 물으며 소통하기 좋다. 노골적이지 않지만 기회를 노려보기 적당한 장소. 성과가 없더라도 공연으로 알찬 시간을 있는 공간. '매기 추'의 밤은 오늘도 여러 색으로 물들고 있다.
◈한 줄 평
적막의 문이 열리는 순간, 탐미적 유희의 불야성이 펼쳐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