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밤] '단지 바' 내 안에 머물렀던 E가 살포시 고개를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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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밤] '단지 바' 내 안에 머물렀던 E가 살포시 고개를 든다

제주의 밤

by 홍자쓰 2025. 5. 2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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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자리를 바꾸려고 하는데 일행이랑 꼭 같이 앉아야 하는 분 없죠? 뽑힌 번호로 앉으면 돼요.

 

 

한두 잔의 술이 비워지고 자리가 제법 채워지자 사장님은 좌석 변경을 제안했다. 홀로 온 사람도, 친구와 같이 온 사람 그 누구도 자리 바꾸기 제안을 거부하지 않았다. 검고 작은 네모난 상자에서 돌아가는 탁구공 소리에 모든 사람의 청각 세포가 집중되는 듯했으나 이윽고 눈도 이곳저곳으로 바삐 움직였다. 

 
제주시에 있는 '단지 제주 혼술바'는 잔잔한 사람들의 무대다. 게스트하우스처럼 시끌벅적하게, 헌팅 분위기가 짙은 술집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이 모인다. 그렇다고 새로운 사람을 알아가고자 하는 욕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적절히 섞인 자리에서 사람들은 옆사람과 쉴 새 없이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사장님과 직원도 같이 노는 것처럼 분위기에 어우러진다. 

 
단지 제주 혼술바는 자연스레 이성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이야기가 잘 오간다면 소셜미디어 교환이 어렵지 않게 이뤄진다. 친구와 이곳을 찾는 사람도 있지만 가볍게 혼자 와서 분위기를 보는 사람도 적지 않다. 매일 다를 테지만 성비는 대개 절반에 수렴한다. 술값은 1만원 중반에서 시작. 저녁을 먹고 2차 정도로 오기 적합한 만큼 큰돈이 드는 장소는 아니다. 
 
제법 혼술바를 다녔다는 여행자는 자신의 MBTI의 첫머리가 I(내향형)라고 했다. 많은 I들이 이곳에서 E 수치를 끌어올려 사람과 어울렸다. 그 여행자도 이곳에서 마음에 드는 이성을 만나 인스타그램을 교환해 며칠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많은 I들이 단지 제주 혼술바에서 부담 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 줄 평
용기내어 발걸음을 옮긴 나홀로 여행자가 마주한 것은 잔잔한 설렘과 호기심, 따뜻한 연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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