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의 밤] '이태원 별밤' 반가움과 안타까움의 사이
옆 자리에서 연신 담배를 태우던 사람이 술잔을 들이밀었다. 가볍게 잔을 부딪쳤다. 얼굴이 가까워지자 어두운 공간에서도 나이가 가늠됐다. 헌팅이 잘 되지 않자 옆 자리에 있는 우리에게 대화를 걸어온 그에게 나이를 묻자 '마흔둘'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뿐이랴. 눈을 돌리면 제법 나이가 든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이 '별밤'이라는 사실을 널리 알리는 것처럼. 이태원역 2번 출구를 빠져나와 '이태원 별밤'을 마주하니, 복잡 미묘한 감정이 휘몰아쳤다. 놀 만한 장소가 생겨서 반가운데 비교적 쇠락하는 유흥지에 생긴 '별밤'이 이태원이 황혼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하고 있어서랄까. 물론 별밤과 분위기나 성격이 비슷한 '포차'가 예전부터 숱한 젊음을 빨아들이긴 했으나 '별밤'의 등장은 시사하는 바가 남달..
서울의 밤
2024. 1. 8. 09: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