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완전 다른 느낌이네?"
작디 작은 필리핀 보홀 읍내를 활보하다 발견한 곳은 '뱀부'(Bamboo)였다. 보홀 읍내는 교통수단이 필요 없을 정도로 걸어다니면서 관광할 수 있는데, 이 작은 읍내에 음식점과 카페, 술집이 밀집해 있다.
떠들썩한 술집이 많지만 뱀부는 남다른 분위기를 뽐냈다. 동남아 특유의 휘황찬란하고 실속 없는 느낌이 아니라 한국이나 유럽 어디에 내놓더라도 손색 없는 분위기. 뱀부에 유럽인들이 유독 많은 이유도 이 때문이리라. 고급스런 조명과 심장을 울리는 음악, 제법 맛 좋은 칵테일을 싫어할 사람은 없다.
국적불문, 뱀부를 찾는 사람이 많은 까닭에 비교적 헌팅 구장으로 점찍기도 좋다. 바 외에도 테이블석이 있어 합석을 노린다면 처음부터 테이블석에 자리를 잡아도 좋을 터. 디제잉 부스 앞에 놓여진 아늑한 소파에서 자연스러운 대화를 시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구성도 다양하다. 3명이서 온 한국인 남성, 커플, 4명이서 온 여성까지. 부부와 커플을 제외하고 국적을 신경쓰지 않는다면 뱀부는 새로운 사람과 칵테일 한 잔 마실 수 있기 안성맞춤이다. 동성끼리 무리 지어 뱀부를 찾아 음악과 분위기에 취해 술잔을 기울인다. 가격도 그리 비싼 편은 아니다. 칵테일 한잔에 1만원 정도. 한국과 비슷하거나 살짝 저렴한 정도.
뱀부는 하룻밤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장소다. 휘황찬란한 소리가 대화를 삼켜먹는 곳에선 제 아무리 헌팅 고수가 와도 합석이라는 목적을 이뤄내기 쉽지 않다. 적당한 음악과 조명이 있는 곳에서 늘 새로운 인연이 피어나는 법이다.
◈한 줄 평
'군계일학'이라는 표현을 갖다 붙이기에 모자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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