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썰파'(썰스데이 파티)가 이태원보다 분위기가 더 괜찮은 거 같다. 직장인들이 많아서 요란한 느낌이 덜한 거 같기도 하고."
숨 가쁘게 변화를 거듭하는 강남에도 ‘옛 것’의 흔적은 남아 있다. 2010년대 클럽을 찾는 이들의 후보군에 올랐던 강남 '썰파'는 2025년에도 간판을 유지하고 있었다. 과거에서부터 지금까지 살아남았다는 뜻이다.
강남 '썰파'는 직장인들이 많은 덕에 이태원이나 홍대에 비해 분위기가 차분하고 정돈된 느낌이 있다. 외국인이나 20대 초중반이 잘 보이지 않는다. 어느 썰파에서나 볼 수 있는 비어퐁과 다트가 있고 스툴이 많아 엉덩이를 붙이기도 좋다.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강남 썰파도 입장료가 없다.
강남 썰파는 2차로 오는 사람들이 많다. 초저녁부터 술 1병을 주문해 자리를 까는 대신 한 잔을 걸친 뒤에 분위기를 즐기자는 마음으로 찾는다.
사람들이 들어오고 하나둘씩 자리를 잡으면 눈은 바쁘게 움직이다. 좌석 사이 거리가 멀지 않고 밝기도 적당한 까닭에 주위에 누가 앉았는지 확인하기 좋다. '헌팅'만을 목적으로 찾기엔 부족함이 있으나 지인과 담소를 나눌 겸 새로운 만남 모색하기엔 적합하다. 같이 술 한 잔 하자며 잔을 내밀기도 좋고, '다 드셨으면 우리가 한 잔 사겠다'며 말 걸기도 적당하다.
강남 썰파는 큰 목적이 없이 들어가더라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우리끼리, 처음 본 사람과 함께 유대를 쌓을 수 있는 곳. 당장 도파민 터지는 일이 벌어지지 않더라도 인연이라는 매듭을 맞대보기엔 부족함이 없다.
◈한 줄 평
걷잡을 수 없는 에너지로 도파민을 자극하지 않더라도 밤과 인연은 켜켜이 쌓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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