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한 공간이지만 스테이지도 있는 'DEEPER'(디퍼). 분위기에 따라 한껏 춤을 추는 사람이 눈에 띈다. 술과 음악, 거기에 후카까지. 여러 요소가 적절히 맞물린 덕분인지 처음 만난 그들도 서로의 얼굴이 가까워졌다. 그 이름에 걸맞게 오늘 밤이 깊어질지, 적당한 시점에서 마무리될지 궁금증이 커진다.
이태원 '게더링'을 지나 '썰스데이 파티'쪽으로 가다 보면 볼 수 있는 'DEEPER'(디퍼). 클럽이지만 그리 노골적인 장소는 아니다. 지나가는 여성마다 붙잡고 "한 잔 할래?"를 제안하는 남성들을 찾기 힘들고, 늦은 밤에도 진한 스킨십을 나누는 남녀도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곳이 매력적인 까닭은 클럽과 술집의 모호한 경계, 노골적이진 않지만 이성과의 접점을 도모할 수 있는 그 경계 때문이다. 붉은 조명이 가득한 디퍼는 외국인 관광객, 친구와 함께 찾는 장소다. 몸을 맞대 춤을 추는 클럽과는 거리가 좀 있고, 사람이 그리 붐비지 않아 술을 마시다 취기가 오르면 자연스레 말을 붙이기 좋다. 그 대상이 외국인 관광객이든 내국인이든 말이다. 이제 막 친해지기 시작한 남녀가 클럽 데이트로 찾기에도 안성맞춤이다.
테이블은 20만원 정도. '디퍼에서 승부를 보겠다'고 마음먹기엔 아쉬운 점도 있지만 친구들과 놀 겸 헌팅을 할 겸, 겸사겸사 열린 결말을 보내도 괜찮겠다 싶으면 디퍼는 좋은 선택지다. 특히 물담배를 피우는 '후카'가 있어서 다양한 방식으로 헌팅을 도모할 수도 있다. 외모와 입담 외에도 장소와 분위기, 오락거리가 헌팅의 승패를 좌우하는 법이니. 디퍼에서 끝을 보는 사람이 많지 않은 만큼, 테이블을 잡았다면 지나가는 새도 놓치지 말아야 할 게다.
◈한 줄 평
관전하는 사람 입장에선 열린 결말도 꽤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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