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의 밤] 보랏빛 향기로 물든 '하이브', 판은 깔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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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의 밤] 보랏빛 향기로 물든 '하이브', 판은 깔아야 한다

서울의 밤

by 홍자쓰 2024. 3. 6.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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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들이 하나둘씩 가라앉은 사이, 술집과 클럽의 중간 성격인 펍(Pub)이 떠오르는 이태원. 프로스트가 있는 골목에는 '하이브'(HIVE)라는 펍이 둥지를 텄다. 보랏빛 향기에 새 인테리어 냄새가 듬뿍 나는 실내에서 과연 새 인연을 만들 수 있을까. 

 

이태원 해밀턴호텔 2층에 있는 하이브는 아주 시끄럽지도, 조용하지도 않은 균형 잡힌 공간이다. 좌석이 많아 대체로 앉아서 술을 마시는 하이브. 전통적인 클럽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렇다고 스테이지가 없는 것도 아니다. 적당히 흥이 오르면 삼삼오오 DJ 부스 앞에 모여 각기 제 흥을 뽐낸다. 

 

생긴 지 얼마 안 되어서 인지 입장료를 따로 받지 않는다. 가볍게 들어가 한 잔 하기 좋다. 한 잔의 가격은 1만원 안팎. 여느 클럽, 펍과 다르지 않은 금액이라 비용적인 부담은 덜하다.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가서는 헌팅이 쉽지 않다. 한번 분위기를 보고 놀면서 이리저리 레이더를 돌릴 수 있는 곳은 아니다. 하이브에서 자리를 잡거나 이곳저곳을 염탐하러 뜨거나, 둘 중 하나다. 다른 펍과 달리 술 한 잔으로 여유 있게 내부 사정을 둘러볼 만한 공간이 없고, 하이브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은 대개 테이블 하나를 잡고 있다. 이곳에서 큰일을 도모하려면 테이블 하나 정돈 깔고 앉아야 한다. 

 

20대부터 30대까지, 나이대는 다양하지만 직장인으로 보이는 이들이 많다.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면 공감대를 만들기엔 수월해 보인다.

 

비교적 '신상'이라는 점은 플러스 요인이다. 새로운 곳을 탐닉하려는 사람이 많은 만큼 호기심을 갖고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이브에서 판을 깔았다면 지나가는 철새를 눌러 앉힐 여지도 충분하다. 아직 '이태원 메인'을 꿰차기엔 부족하지만 보랏빛으로 거리를 서서히 물들이고 있다. 

 

◈한 줄 평

강렬한 도파민보다 때론 은은한 자극이 사람을 더욱 흥분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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