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의 밤] "부킹해줄게요"는 과거로, '웨이브 라운지' 파도가 다시 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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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의 밤] "부킹해줄게요"는 과거로, '웨이브 라운지' 파도가 다시 칠까

서울의 밤

by 홍자쓰 2024. 2. 1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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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추억대로 묻는 편이 나은 것일까.

아편(오퓸·OPIUM)처럼 사람을 끌어모았던 오퓸은 지난날 파도가 모두 떠내려 가는 듯 보였다.  

 

한때 잘 노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으로 유명했던 '오퓸'은 '웨이브 라운지'로 간판을 갈았다. 하지만 이태원 여러 클럽이 그러하 듯, 웨이브 라운지 역시 격변기를 맞이하고 있다. 사람이 가득했던 그 시절, 테이블을 잡으면 "부킹을 해주겠다"는 호객행위도 사라졌다. 

 

빛나던 과거가 사라진 자리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웨이브 라운지'. 시끌벅적한 음악소리와 함께 일본인 관광객과 지인끼리 시간을 보내러 온 무리가 일정 부분 채우고 있다. 비교적 사람이 없는 곳에서 자신끼리 시간을 보내러 온 사람들이 많다는 의미. 테이블 가격은 18~30만원 사이. 어떤 술을 주문하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사람이 적으니 헌팅도 쉽지 않다. 사람도 많고 술도 흠쩍 취해야 분위기에 휩쓸려 이 사람 저 사람과 소통이 수월하게 진행되는 법인데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아 헌팅이 활발히 일어나지 않는다. 물론 사막에도 오아시스가 있는 것처럼 작은 표본에서도 기회를 만들어 보려는 움직임은 간간이 눈에 띈다. 

 

목적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웨이브 라운지'는 흥겹게 파도를 타는 장소가 될 수 있다. 지인 열 댓명이서 생일파티를 하러 가거나 무리를 형성하고 있음에도 아직은 어색한, 이성 간 짜릿함이 통할 수 있는 사이라면 파도 위에 몸을 맡길 수도 있을 터다. 만약 헌팅을 목적으로 판을 깐다면 물놀이를 제대로 즐기기는 어려울 수도. 

 

◈한 줄 평

어떤 파도에도 자신만의 서핑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 훌륭한 서퍼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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