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의 밤] '그랑프리' 레전드로 불러도 손색이 없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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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의 밤] '그랑프리' 레전드로 불러도 손색이 없는 곳

서울의 밤

by 홍자쓰 2024. 10. 3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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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에 진행되는 가위바위보 게임. 1등하면 20만원을 준다고.

 

"오늘 전체적으로 분위기 좋아요. 제가 부킹 최대한 많이 끌어올게요. 룸으로 가시는 게 어때요? 아무래도 룸이 대화하기도 편하고 룸 부킹만 선호하는 분들도 있어서 그게 나으실 거 같은데."

 

"일단 테이블로 잡고 상황 봐서 부스나 룸 잡을게요. 나중에 잡으려고 하는데 없으면 뭐 어쩔 수 없죠."

입장하자마자 이른바 '웨이터'가 영업을 시작한다. 테이블이 아닌 부스나 룸을 잡아야 자신에게도 떨어지는 몫이 많아서다. 이미 웨이터와 안면을 튼 친구는 자연스럽게 영업을 물리쳤다. 그 무엇도 보장할 수 없는 나이트클럽에서 섣부르게 목돈을 투자해선 안 될 노릇이다. 하지만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다면 무대뽀 정신으로 "룸 잡을게요"를 외쳐도 무리가 없다. 여기는 신림 '그랑프리' 나이트 클럽이니까. 

테이블보다 비교적 대화가 잘 통할 것 같은 부스.

 

신림은 서울 서남권 유흥가의 터줏대감이다. 2010년대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신림에서 활발히 헌팅이 이뤄졌는데 그때만 해도 주무대는 헌팅포차였다. 언제 자리를 잡은 지 알 수 없는 '그랑프리' 나이트클럽은 어느새 서울 서남권을 넘어 경기도와 서울 곳곳에 소문이 난 헌팅 맛집으로 등극했다. 

 

나이트클럽은 헌팅포차나 클럽보다 투자 비용이 크다. 테이블은 약 6만원정도부터 시작하는데 맥주가 4병에 불과해 2팀 정도 부킹을 오면 추가로 술을 주문해야 한다. 부스는 30만원대, 룸은 50만원가량. 룸이 부담스럽다면 밖을 볼 수 있는 방으로 된 부스가 괜찮은 선택지다. 평일에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주말에는 부스도 빨리 마감된다. 

평일에는 사람이 거의 없는 편.

 

비용이 다소 부담스럽지만 가격대 주말밤을 불태우겠노라 다짐했다면 거금이 아깝지 않다. 나이트 클럽이니 만큼 바삐 움직이지 않아도 부킹으로 이성과의 자리가 만들어진다. 남녀 성비가 괜찮아 부킹도 잘 되는 편이다. 여성들도 부킹을 목적으로 오는 경우가 많아 웨이터가 붙잡은 손목을 뿌리치는 일이 드물다. 통상 나이트클럽은 30대 중반 이상의 놀이터로 여겨지지만 '그랑프리'는 20대도 많다. 그들 역시 부킹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 

 

나름의 경쟁력을 갖췄다면 그랑프리는 새로운 이성을 만날 확률이 높은 장소다. 공간도 넓고 의자 역시 많다. 많은 사람이 숨돌릴 새 없이 이곳저곳에서 여러 가능성을 타진한다. "다른 사람이랑 놀아보고 올게. 카톡 아이디 알려줘"라는 대화가 어색하지 않은 그랑프리. 진지한 관계로 접어들지 여부는 추후의 문제다. 이날 하루, 이성과 재밌게 노는 데에 초점을 맞춘다면 새로운 즐거움이 추억의 한 페이지로 기록될 것이다. 

 

◈한 줄 평

동종업계의 다른 회사가 사라지는 동안 존재감을 발휘해온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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