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덴마크에서 왔다는 남성이 한국인이냐고 묻는다. 당연한 소리에 당연한 대답을 건넨다. 이윽고 같이 온 친구들을 소개해주는 덴마크 남성. 예닐곱 명으로 보이는 덴마크 사람들이 자신들끼리 원을 만들고 K-pop을 한껏 즐긴다. 이제 추억이 되어버린 힙합클럽 'nb2'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파티 장소로 변모했다.
입구에서 입장료 1만원을 내면 직원은 팔찌와 함께 프리 드링크 쿠폰 한 장을 준다. 한때 'nb2'는 홍대 3대 클럽으로 명성이 자자했으나 지금은 역사의 뒤안길로 밀렸다. 줄을 서는 비교적 최신 클럽과 달리 '프리패스'로 입장할 수 있다.

최근 'nb2'는 아시아 곳곳과 유럽에서 온 관광객들이 많은 편이다. 한국 사람들도 있지만 대체로 짝을 지어 오는 편이다. 무리를 형성하지 않고 동성끼리만 온 사람이 드물어 헌팅 자체가 수월한 곳은 아니다. 동성끼리 온 사람들도 친구 손을 꼭 붙잡고 다니는 경우가 많아 진한 장면이 쉬이 연출되지 않는다. 테이블석에 앉은 남성들이 활발히 헌팅을 도모해야 할 시간에도 자리는 텅 비어있다.
다만 'nb2'는 2000년대 초반부터 등장했던 부비부비 문화가 재현되는 몇 안 되는 장소이기도 하다. 한쪽에서는 드물게 남성이 여성의 뒤를 감싸 안고 함께 춤을 추거나, 서로를 껴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헌팅 난도가 낮은 장소가 아니지만 스파크만 튄다면 뜨거운 불길이 타오르는 클럽이라는 의미다.

예전부터 유명세를 얻은 힙합을 비롯해 K-pop까지 흘러나오면서 혼자서도 즐기기 좋은 'nb2'. 과거처럼 화려한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지만 힙합의 메카는 여전히 건재하단 사실을 존재 자체로 증명하고 있다.
◈한 줄 평
전성기는 저물었어도 낯선 열기 속 음악은 여전히 심장을 뒤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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