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도 이게 있네?”
부산 해운대와 광안리를 거닐다 보면 이태원에서 자주 드나든 술집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썰스데이파티’(썰파)가 바로 그곳. 이름도 분위기도 익숙한 술집인지라 내 집에 들어가는 반가움이 찾아온다. 어느새 문 앞에서 신분증까지 들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부산 썰파도 입장료는 무료다.
같은 부산, 같은 썰파여도 분위기는 천지차이다. 시기마다 다르겠지만 해운대 썰파는 대체로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편이다. 한국 제2의 수도 부산에서 다분히 한국적이지 않은 썰파를 찾은 외국인들. 지인들끼리 칵테일과 맥주를 마시며 여행 후기를 푸는 듯한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여기에 외지에서 부산을 찾은 국내 관광객들도 한 테이블씩 차지해 밤을 즐긴다.
광안리는 딴 판이다. 이태원 못지않게 몸을 흔들어 재끼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부산은 열정적이구나’라고 생각하는 찰나. 광안리 썰파가 원조라는 직원의 말이 귀를 때렸다. 직원 말에 따르면 썰파는 광안리에서 처음 생겨나 해운대 등 부산 주요 거점에 새 둥지를 지었고, 너무 잘 된 나머지 유흥의 메카 이태원까지 입성한 거라고. 팩트 체크에는 실패했지만 광안리 썰파의 춤사위를 보면 틀린 말은 아니구나 싶다.
탁 트인 바다 덕분인지 부산에서도 헌팅은 활발하다. 젊은 남녀가 모이는 공간에 이성 만남을 빼놓을 순 없겠지. 다만 헌팅은 광안리가 더 수월한 분위기다. 해운대는 가족과 커플이 많아 동성끼리 무리를 지은 사람이 드물다. 술 좋아하는 사람들이 해운대 앞 포차에서 바다를 안주삼아 술잔을 기울이는 경우가 많다. 광안리는 광안대교의 찬란한 불빛이 보이는 길가와 술집에서 뻐꾸기가 활발하게 날아다닌다.
특히 광안리는 동성끼리 움직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차림새도 예사롭지 않다. 클러치백을 든 남성부터 하이힐을 신은 여성까지. 해안가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은 복장, 반대로 이성을 만날 수 있다는 일말의 기대감을 품고 멋을 낸 무리가 광안리 바다 앞을 서성인다. 기회는 이곳에 있다.
◈한 줄 평
이태원에서도 부산에서도 썰파는 헌팅을 위한 '전진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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