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여행하는 떠난 사람이라면 게스트 하우스에서 낯선 사람과 친해지는 장면을 그려보곤 한다. 처음 만난 이성과 새로운 인연을 맺는 상상은 덤이다.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려고 작정한 사람을 제외하곤 하루 정도 함께 동행할 사람을 찾을 수도 있다.
게스트 하우스마다 분위기가 천차만별이겠지만 규모가 클수록 많은 사람이 모인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터. 규모면에서 '더 스테이 삿포로 호스텔'은 어디 가도 뒤지지 않는다. 10층에 달하는 건물 1,2층을 제외하면 모두 게스트 하우스 공간이다. 3층은 프런트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로비, 10층도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 4층부터 9층은 모두 객실이다.
한국보다 정적인 일본이라 파티를 벌이는 게스트 하우스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3층과 10층에 모이는 여행객들은 대체로 책을 읽거나 노트북, 태블릿으로 개인 작업을 하는 사람이 많다. 다같이 모여 왁자지껄 술을 마시지도 않고, 클럽에서 들을 법한 멜로디가 흐르진 않는다. 호스트가 주관하는 저녁자리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 게스트 하우스치곤 차분한 분위기다.
'더 스테이 삿포로'의 매력은 차분함 속에서 꽃 핀다. 삼삼오오 모이는 3층과 10층에서 조용히 담소를 나누며 서로를 알아가는 여행객이 적지 않다. 어디서 왔는지, 혼자 왔는지, 누구랑 왔는지 말을 이어 나가다 보면 다른 나라 친구를 만들 수 있다. 남녀가 모이는 공간이니 뭉글뭉글한 기류도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등 아시아, 웨일스와 노르웨이 등 유럽인까지 모이는 '더 스테이 삿포로'.
규모가 크고 직원 수가 많아서 그런지 시설은 잘 관리돼 있다. 화장실이나 샤워실 모두 깔끔한 편. 2층 침대가 있는 방에 6~8명정도 자는데 '여성전용' 방도 있고 가족들이 모이는 방도 있다. 게스트 하우스인만큼 방 안에서 다른 사람이 내는 소음은 일정 부분 감당해야 할 몫. 삿포로 중심부에 있어 위치도 훌륭하다. 차분하게, 나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새로운 사람을 알아가 보고 싶다면 '더 스테이 삿포로'는 균형 잡힌 숙소로 평가해도 무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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