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의 밤] '킹무'(KINGXMHU) 클럽은 클럽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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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의 밤] '킹무'(KINGXMHU) 클럽은 클럽인데...

세계의 밤

by 홍자쓰 2023. 4. 23.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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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산 느낌이 드는 '킹무'의 외관.

삿포로 스스키노는 도쿄 롯폰기, 가부키쵸와 함께 거론되는 일본 유흥가 중 하나지만 막상 가보면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젊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새로운 이성을 만나려는 움직임은 전무하고 여성이나 남성이 나오는 술집이 가득하다. 호스트바가 많고, 별별 옷을 입은 여성들이 술집 안에서 손님을 기다린다. 최대 유흥가라는 이름이 어째서 나오는지 알겠지만 누구에게는 무료하기 그지없는 공간이 스스키노다. 

킹무 실내. 어떤 DJ가 나오는지 알려주는 것을 보면 '나이트 클럽'으로 보는 것이 적절할 듯.

유흥가라는 이름을 가진 곳에서 없어선 안 될 곳이 클럽. 스스키노에도 '킹무'(KINGXMHU)라는 클럽이 있다. 큼직막한 외관, 마치 거대한 바위가 클럽의 형상을 띄는 킹무. 안을 들어가 보면 클럽 보단 나이트클럽에 가깝다. DJ가 부스에서 방언을 내뱉으며 흥을 올리고 일부는 춤을, 일부는 술잔에 입을 대며 분위기를 관망한다. 

 

킹무는 남성에게 가혹한 곳이다. 입장료부터가 비싸다. 남성은 2200엔, 여성은 1000엔. 여기에 프리 드링크 쿠폰 1장을 준다. 흥미롭게도 비싸다고 주저하지 않아도 된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SNS 팔로우를 하면 800엔에 입장할 수 있다. 물론 프리 드링크 쿠폰 1장과 함께. 구독을 하고 나서 입장하자마자 취소하면 그만일 터. 프리 드링크 쿠폰을 사용한 이후에 술을 마시고 싶다면 잔으로 마셔도 충분하다. 술 한잔은 700엔 정도라 부담이 크진 않다. 

수요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없다. 가뜩이나 사람이 없는데 끼리끼리 노는 경우가 대다수.

내부 공간은 널찍하지만 우리에게 친숙한 음악이 나오진 않는다. 일본 클럽이니 만큼 일본인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성비는 좋지 않다. 남성이 훨씬 많은 편. 여기에 한국 이태원이나 강남 등 클럽을 떠올리고 놀기에도 무리가 있는 분위기다. 자연스레 새 이성을 만나고자 하는 움직임 또한 사실상 없다. 끼리끼리 무리를 지어 오는 경우가 대다수. 애초에 말이 통하지 않는 곳이니 일본어가 제2외국어가 아니라면 큰일을 도모하기도 쉽지 않고, 말이 통하더라도 누굴 만나기는 만만치 않다.

 

킹무에 오는 현지인들은 한국인들이 낯설지 않은 모양이다. 한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라는 게 현장의 전언. 시기를 잘 맞춘다면 한국인 관광객끼리 삿포로 클럽에서 이어질 가능성도 있을 게다. 킹무 역시, 누군가에게는 새롭고 흥이 가득한 공간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의문 부호만을 찍고 나오는 곳이다. 

킹무에서 주는 프리 드링크 쿠폰.

 

◆한 줄 평

화련한 껍데기의 속은, 실상 별 볼일 없을 때가 많다는 걸 재차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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