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마주치며 싱긋 웃는 두 남녀가 맥주병을 부딪힌다. 스몰토크가 오가더니 이윽고 서로를 껴안는 두 사람. 긴 밤에도 그들의 전개는 '포뮬러 원' 경기보다도 빠르다. 서로 다른 국적, 서로 다른 인종…. 국경을 뛰어넘는 하룻밤의 연애는 뜨겁다 못해 녹아내릴 듯한 강렬한 분위기를 자랑한다. 카오산로드, '더 클럽(The Club)'에서 벌어지는 광경이다.
카오산로드는 거리 자체가 클럽이지만 '진짜 클럽'을 꼽으라면 '더 클럽'을 빼놓을 수 없다. 태국 현지인은 물론이고 동서양 각각의 나라에서 방콕을 놀러 온 여행객들이 다 모인다. 솟구치는 용암처럼 에너지를 분출하는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이라 이곳저곳에서 재밌는 모습들이 펼쳐진다.
약 200바트에 프리드링크 한 장을 주는 '더 클럽'은 성비가 잘 맞는 편이다. 관광객이 많아서인지 '우리끼리' 시간을 보내려는 사람만큼이나 기회가 되면 이성과 접점을 만들려는 이들도 많다. 열심히 눈을 맞추다 보면 어느새 서로 가까이 춤을 추고 있을지도. 술은 잔으로 200~300바트 사이. 한화 약 7500~1만1000원 정도다. 비교적 저렴하게, 다양한 사람과의 만남을 도모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인 셈이다.
'더 클럽'에 한국인도 적지 않다. 다만 한국인의 경우 방콕은 해외여행인 만큼 숫자가 맞지 않으면 헌팅이 어렵다고 보는 것이 적절한 판단일 터. 해외 관광객이나 태국 현지인은 개별적으로 새로운 만남을 시도할 수 있으니 영어가 가능하다면 이 선택지가 더 쉬운 길일 게다. 영어를 잘하면 여러 모로 쓰임새가 참 많다.
사실 카오산로드는 온 거리가 클럽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클럽보다 길 거리에 더 시끄러운 음악이 쏟아져 나온다. 그럼에도 헌팅이나 농도가 진한 스킨십을 시도하기엔 무리가 있다. 같이 춤을 출 수는 있어도 깊이 있는 교류가 이뤄지기 힘든 분위기다. 자기 지인과 함께 흥을 발산하는 사람도 많다. 왁자지껄, 축제 같은 분위기를 즐기고 싶다면 거리에 있는 어느 술집이나 바(bar)도 기대 이상의 만족도를 제공하리라.
◈한 줄 평
수많은 사람의 마그마가 지표면에 흘러나온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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