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디의 밤] '위드 코로나' 포차로 모이는 청춘들...구디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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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디의 밤] '위드 코로나' 포차로 모이는 청춘들...구디도 나쁘지 않다

서울의 밤

by 홍자쓰 2020. 8. 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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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면서 클럽과 펍의 문은 굳게 닫혔다. 문을 열었더라도 전과 같은 분위기를 찾기는 힘들다. 신나는 노래 대신 잔잔한 노래가 나오고, 격한 춤사위 대신 가벼운 그루브만 타는 사람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자기네들끼리 놀러 가는 사람만큼이나 이성을 만나려는 사람이 많은 곳에서 이런 분위기는 불금 또는 불토를 보내지 못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는 수 없이 헌팅포차로 향한다. 사실상 올해 첫 포차행. 구로디지털단지가 핫한다는 말을 듣고 그곳을 택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곳은 '위드 코로나'가 아니라 '비포 코로나'(코로나 이전) 모습이다. 촘촘하게 앉아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마스크는 찾아보기 힘든 아이템이다. 처음 보는 사람을 향해 걸어가더니 무엇이라고 말을 건넨다. 입과 귀의 거리는 2cm. 입 모양만 봐도 무슨 말을 하는지 짐작이 간다.

구로디지털단지는 연령대가 조금 있다. 서울 주요 번화가인 강남과 홍대, 건대는 20대 초중반이 주요 연령층이다. 직장인들이 발을 딛긴 힘들다. 돈이 있어 좋은 술과 테이블을 마련하더라도 이성과 놀기엔 어렵다. 주로 직장인들이 찾는 이태원은 코로나 사태에서 가서는 안 될 금단의 구역이 된 지 오래. 구로디지털단지는 그 틈새시장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남녀가 구디에 모여 술잔을 기울이는 이유다.

나잇대가 비슷하고 목적이 비슷하다 보니 성사율이 괜찮은 편이다. 밤 11시부터 새벽 1시 사이, 마음이 맞은 남녀 무리가 다른 술집으로 향하는 일이 많다. 구로디지털단지 유명 포차 옆에 바로 룸식 술집이 있어 동선도 좋다. 조용하게 그들끼리 모여 술을 먹기에 안성맞춤. 조금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주위에 널려 있으니 입맛대로 찾아가면 될 터다.

포차가 하나뿐이라는 건 아쉬운 점이다. 원래 구디는 '별밤'이 유명하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 이후 문을 닫았다. 임시휴업 중인 것으로 보인다. 어쩔 수 없이 인근 유명 포차로 사람들이 모이는데 포차가 하나뿐이라 이곳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사실상 그날은 실패했다고 봐야 한다. 다른 유흥가는 선택지가 많아 메뚜기처럼 이곳저곳 뛰어다닐 수 있는데 구디는 그게 안 된다. 그날 자신의 운을 단 하나의 포차에서 써야 할 판이다.

 

◈한 줄 평

대박 아니면 쪽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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