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데이인가 오늘?"
오미크론이 여전히 활개 치지만 봄과 젊음의 생명력을 막을 순 없다. 날이 풀리자 이태원 거리에는 사람이 넘친다. 4월 어느 날, 친구는 핼러윈데이가 연상된다고 했다. 이태원은 어느 곳보다 뜨거운 여름을 떠올리게 한다.
이태원 터줏대감 '프로스트'는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밀집도를 완화하기 위해 입장을 제한하면서 언제부터인가 남녀 성비를 맞추기 시작했다. '비포 코로나' 시대에는 자리를 앉지 않더라도 돌아다니며 맥주를 마실 수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자리를 잡아야 하는 시스템으로 바뀌면서 남녀 성비를 맞춰 받는다고 한다. 헌팅하기 딱 좋은 조건이다.
프로스트와 함께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썰스데이 파티'도 사람이 붐빈다. 이곳은 프로스트만큼이나 빡빡한 조건을 내세우진 않았다. 이 때문일까. '비포 코로나' 때처럼 사람이 모여 술과 음악을 즐긴다. 애초에 썰파는 헌팅하기 적당한 장소는 아니므로 본 게임 전 워밍업 정도로 들려볼 법하다. 괜찮은 이성이 있다면 "이따가 분위기 보고 한 잔"을 제안하기 좋은 곳.
이태원 길거리는 흡사 낚시터와 유사하다. 남자들은 지나가는 여자들에게 "술 한 잔?"을 외친다.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얼굴을 보지도 않는다. 스타일과 전체 체구만 살핀 뒤 '일단 고'를 외치는 모양새다. 아직 영업제한시간이 걸려있어 2차는 호텔이 될 터. 그 속내가 뻔하지만 거친 파도처럼 몰아치는 에너지를 지닌 젊음들은 어느새 새로운 챕터로 넘어가고 있다. 코로나19가 가고 우리가 알던 이태원이 돌아오고 있다.
◈한 줄 평
익숙하면서도 낯선 모습으로, 부활 신호탄 쏜 이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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