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포켓볼 치는 거 처음 보는데?"
여전히 코로나19 확진자가 서울 기준 1만 명이 나오는 4월 중순.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린 기념으로 이태원행 열차에 오른다. 1차 목적지는 '골드바'. 골드바는 소위 '고인 물'이 많은 클럽이다. 이태원에 별별 사람이 다 모이기는 하지만 골드바는 좀 더 특별하다. 친구를 맺을 만큼 골드바에서만 볼 수 있는 사람도 있고, 오늘 홀로 집에 가기 싫은 사람도 돌고 돌아 골드바에 발을 딛는다.
코로나19가 우리 일상을 바꾸듯 골드바도 새로운 국면으로 우리를 맞이하고 있다. 전에는 입장료 5000원을 내면 프리 드링크 쿠폰을 한 장 줬지만 지금은 아니다. 입장료도, 프리 드링크 쿠폰도 없다. 그냥 들어가서 먹고 싶은 술을 돈 주고 사 마시면 된다. 한 잔의 가격은 저렴한 편이니 비용 부담은 적다.
내부 분위기도 다르다. 주말에 골드바 안에서 포켓볼을 치는 사람이 있다니. 당구대는 골드바의 시그니처이기도 하지만 주말엔 사람이 붐비는 탓에 공도, 당구채도 없었다. 아직 이태원이 기지개를 켜는 수준인지 한국인 커플과 외국인 1명이 포켓볼을 치며 시간을 보낸다. 동성끼리 모여 새로운 이성을 만났던 과거와 달리 커플들이 함께 골드바에서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도 달라진 대목이다.
어두운 터널을 지나 골드바가 개장했다는 점은 반가운 일이다. 아직 '비포 코로나'때만큼 정신줄 놓고, 나사 풀고 노는 사람이 없어 과거의 모습을 아는 사람이라면 실망하겠지만 이제 시작이다. 밤 9시부터 만취한 사람들이 벌이는 정글 탐험, 새벽 4시 사람이 빠지는 시간에도 발 디딜 틈 없는 골드바로 다시 돌아오리라.
◈한 줄 평
떨어진 꽃을 다시 보려면 1년을 기다려야 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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