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더'는 여전히 뜨겁다...진지한 만남을 두고는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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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더'는 여전히 뜨겁다...진지한 만남을 두고는 '동상이몽'

서울의 밤

by 홍자쓰 2022. 7. 25.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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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사람을 대체 어디서 만났어?"

"틴더로."

 

답은 명쾌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힘들다고 아우성 치는 요즘, 한국인도 아닌 스웨덴 사람과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는 친구의 말에 '만남의 출처'부터 물었다. 한물 갔다고 생각했는데 틴더는 여전히 뜨겁게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해내고 있었다. 

 

틴더(tinder)는 영어로 '불쏘시개'를 뜻한다. 국어사전은 '불쏘시개'를 '불을 때거나 피울 적에 불이 쉽게 옮겨붙게 하기 위하여 먼저 태우는 물건'으로 정의하고 있다. 뜨거운 불을 피우려면 불쏘시개에 불을 붙여 손을 바삐 움직여야 하 듯, 새로운 인연을 만나려면 틴더에서 부지런히 '좋아요'를 눌러야 한다. 2012년 미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틴더는 '소셜디스커버리' 애플리케이션을 표방한다. 앱에서 연인은 물론 친구를 찾으라는 취지다.

 

틴더를 오른쪽으로 넘기다 보면 매번 새로운 사람이 등장한다. 친구 역시 이렇게 스웨덴인을 만났다. 누구 하나 걸리라는 마음이었겠으나 수려한 외모의 스웨덴인과 매칭이 돼 곧장 대화를 시작했다고. 영어 공부를 할 겸, 외모가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날 겸 좋은 기회다 싶었겠지.

 

온라인에서의 만남이 그렇듯 둘 역시 손가락 만큼이나 빨리 진도가 나갔다. 처음에는 커피 한 잔, 그 다음에는 술 한 잔. 정신을 차려보니 호텔에서 옷을 벗고 누워있는 둘을 발견했다고 한다. 몸의 대화도 잘 맞았으니 둘의 관계는 탄탄대로가 펼쳐질 법도 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삐걱거렸다는 것이 친구의 전언이다. 

 

"나는 이런 가벼운 만남이 좋은데 상대가 날 사귀고 싶어 하더라고. 다른 이성이랑 연락한 거 가지고 노발대발 하더라니까. 나도 그 사람이 좋긴한데 사귀고 싶진 않아. 이 사람이 언제까지 한국에 있을지도 모르고 그렇다고 나도 스웨덴으로 가기는 싫거든. 서로 즐길 만큼 즐기다가 새로운 인연이 나타나면 그때 이별을 고하면 되는 거 같은데 말이야."

 

틴더에서 여러 사람이 인연으로, 친구로 발전하지만 진지한 만남까지 이어지기는 여전히 요원해 보인다. 틴더에 자신을 소개하는 글을 살펴보면 FWB(Friends With Benefits)를 적어놓는 경우도 흔하다. 사랑하는 감정없이 성관계만 즐기는 사이를 뜻한다. 외모에 자신 있는 사람이라면 FWB로 여러 사람과 즐기기 수월한 앱이 바로 틴더다. 

 

친구는 여전히 아슬아슬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양측 모두 완전히 관계를 끊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 진지한 만남에 대한 '동상이몽'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제3자 입장에서는 흥미롭다. 틴더는 여전히 뜨겁게 불타오르고 있지만 깊은 인연을 만드는 일은 큰 불을 끄는 일 만큼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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