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 레탄톤 제페시스 스트릿은 '일본인 거리'라고도 불린다. 골목 깊숙이 들어가 보면 일본을 연상케 하는 건물과 분위기를 발견할 수 있다. '토킹 바'(talking bar)처럼 보이는 곳에도 다수 일본인이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이 근방에 있는 'Qui Mixology'는 호찌민에서 가장 핫한 클럽이자 바라는 평가를 받는다. 오후 8~9시에는 차분하게 칵테일 등 술을 즐길 수 있는데 밤이 깊어질수록 분위기는 뜨거워진다. 사람도 많고 춤 좀 출 줄 아는 사람도 많아 창문에 김이 서릴 지경. 스탠딩으로 입장해 술을 마신다면 한 잔에 1만 2000~2만 원 정도다. 테이블은 술 한 병을 포함해 23만 원가량.
Qui는 호찌민 현지에서 소위 '잘 사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행색부터가 다르다. 남성들은 비교적 깔끔한 옷차림으로 뜨거운 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여성들 역시 높은 구두에 약간의 노출로 기분을 낸다. 색감이 짙은 화장품을 얼굴 이곳저곳에 바른 데다 우리도 흔히 아는 명품을 거치기도 한다. 여유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아차릴 수 있는 단서는 많다.
주말 밤 11시가 되면 발 디딜 틈이 없다. 스탠딩으로 입장이 어려워 밖에 대기해야 할 판. 안에 있는 사람들은 음악에 맞춰 술을 마시며 춤추느라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신경 쓰지도 않는다. 이태원 프로스트와 유사한 느낌. 분위기를 즐길 줄 알아서인지 처음 보는 사람과도 어울리는데 거리낌이 없다. 가벼운 스킨십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프로스트와 빼닮았다.
헌팅은 각개전투 양상이다. 대화가 통한다면 다른 사람이 잡은 테이블에 나도 껴 앉아 함께 놀 수는 있지만 누군가는 그렇지 못할 수도. 호찌민이 외국 도시인만큼 영어나 베트남어 등 특정 언어를 구사하는 능력이 승패를 좌우할 게다. 말이 조금만 통한다면 새 인연을 만들 여지는 존재한다. 그 시작과 끝이 어디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지만.
◆한 줄 평
무엇도 확신할 수 없는 호찌민의 밤,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는 단 하나의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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