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랏의 밤] '보급형 유럽' 달랏…클럽 '웜'은 아직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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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랏의 밤] '보급형 유럽' 달랏…클럽 '웜'은 아직 베트남

세계의 밤

by 홍자쓰 2023. 10. 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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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달랏은 17세기 프랑스 식민 지배를 받으면서 다른 동남아시아와 다른 분위기를 형성했다. 유럽풍의 아기자기한 건물이 즐비한 데다, 한국 사람 입맛에 맞는 카페들도 많다. 길과 카페 내부를 들여다보면 이곳이 베트남인지 유럽인지 혼동에 빠질 정도. 
 
고산지대에 위치해 있어 8월 말만 되더라도 긴 옷을 챙겨 입어야 할 만큼 선선하다. 베트남 사람들은 다른 지역에 비해 이곳이 선선해서인지 패딩과 털옷까지 입곤 한다. 딸기와 아보카도, 아티초크와 커피가 유명한 달랏은 현지에서는 인기 휴양지로 손에 꼽힌다. 

베트남은 클럽이 유독 재미없는 국가 중 하나. 달랏 역시 다르지 않다. 달랏에도 클럽과 펍이 적지 않은데 '웜'(WARM), 돈키호테(DonQuixote), B21 Bar 등에서 관광객들은 저마다의 밤을 보낸다. 
 
'웜'은 주말이 되면 스탠딩 입장이 불가하다. '세트'를 주문해야 입장할 수 있는데 비용은 10만 원을 조금 넘는다. 물가가 한국보다 싸다지만 술값은 크게 차이 나지 않는 모양. 10만 원이 넘는 가장 저렴한 세트를 구입해도 두 명이서 처리하기엔 역부족이다. 

그럼 클럽 내부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 술을 비워야 할 터. 다만 헌팅이 그리 쉬워 보이지 않는 분위기가 문제다. 무대 위에 귀여운 인형 탈을 쓰고 춤을 추는 사람들에게 대개 시선이 팔려 있고, 남녀가 섞인 무리가 많아 누군가에게 말을 걸기가 까다롭다. 말을 걸더라도 언어의 장벽을 넘어야 한다. 이런저런 난관을 뛰어넘고 함께 춤추며 빠르게 몸을 맞대는 시나리오가 최고지만 다들 춤추기보다는 대화나 무대를 바라보느라 기회를 엿보기가 쉽지 않다. 
 
오히려 '웜'은 친구들끼리 찾아 '세트'를 주문하고 함께 술을 마시면서 왁자지껄 놀 기에 적합한 클럽이다. 한국에서 갈고닦은 역동적인 춤사위를 달랏에 전파한다는 마음으로.  2~4명이서 찾은 달랏, 친구들과 잔을 부딪히다 흥에 겨워 무대나 빈 공간 어디서든 춤추고 놀다 보면 함께 놀자며 제안이 들어올지도. 
 
◈한 줄 평
뛰 놀 수 있는 그럴싸한 무대 위를 오를 만한 인물이 부족하다, 남은 건 한국인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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