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의 밤] 코로나19도 못 막은 '썰파'..."1차로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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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의 밤] 코로나19도 못 막은 '썰파'..."1차로 딱"

클럽 에피소드

by 홍자쓰 2020. 4. 3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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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밖에 갈 곳이 없네."

 

코로나19로 대부분의 클럽이 '개점휴업'에 들어간 시기에도 사람이 붐볐다. 썰스데이 파티, 일명 '썰파'가 그랬다. 늦은 밤에도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와 이름처럼 파티 분위기가 연출되진 않았다. 그래도 많은 사람이 모여 이곳에서 시간을 보냈다. 다른 곳은 문을 닫거나 제대로 영업이 안되다 보니 썰파에 사람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썰파는 프로스트와 함께 이태원의 터줏대감으로 분류된다. 입장료가 없는 데다, 테이블도 공유한다는 점도 닮았다. 클럽인 것 같으면서도 펍의 형태를 띠는 것까지 비슷하다.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아서 이태원을 잘 안 온 사람들은 물론 클럽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이 많이 찾는다. 커플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적당한 곳이다. 여러모로 프로스트와 상당히 유사하다. 

 

모처럼 이태원을 간 날, 이곳을 처음 온 친구 눈이 휘둥그레진다. 재밌는 동네를 데려와줘서 고맙다는 녀석. 맥주 한 잔 사주겠다고 카운터로 성큼성큼 다가간다. 아뿔싸. 더 늦기 전에 카드를 먼저 내밀고 "맥주 두 잔이요!"를 외친 나. 친구에게 얻어먹기엔 썰파는 조금 저렴한 곳이라서다. 술마다 가격이 다르지만 한 잔에 3500원 맥주가 있는 썰파. 단 돈 7000원이면 나도 좋고, 친구도 좋고,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상황이 벌어진다. 1차로 썰파만 한 곳이 없다. 

 

술값이 저렴하다는 것 말고도 썰파가 1차 장소로 적합한 이유는 또 있다. 이 곳에서 대업을 도모하기 어렵기 때문. 썰파는 대체로 친구들과 친목을 다지는 사람들이 많이 오고, 찐하게 노는 사람이 거의 없다. 시끄럽게 그리고 신나는 음악이 나와서 조명이 클럽보다 밝은 탓에 농염한 스킨십을 하기 어렵다. 새벽시간에도 마찬가지. 상대적으로 건전한 곳이다. 물론 커플들이라면 이를 신경쓰지 않을 테지만. 또 역사는 늘 바뀌는 법이니 한 번 도전해보시길. 

 

친구와 맥주 한 잔을 비우고 밖으로 향한다. 코로나19 때문에 갈 곳이 없다. 어디로 가야 할까. 리신은 늘 이 고민을 했을까. 한참을 고민하던 찰나. 옆에서 "파운틴 가자"라는 말이 들린다. 그래. 그곳이 있었구나. 파운틴으로 발걸음을 옮겨본다. 

 


◈한 줄 평

썰파, 친목도모만. 맥주 한 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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